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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의 준대형 세단 SM7 RE25
전문가와 실소비자의 평가가 극명하게 갈릴만한 르노의 준대형 세단 SM7 RE25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서 르노삼성 SM7은 고성능 세단의 지평을 열어준 촉매가 된 모델이었습니다. 지난 2004년, 현대 그랜저 XG를 중심으로 비슷한 성능의 고만고만한 모델들이 경쟁을 펼치고 있을 때, 세계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은 강력한 출력의 3.5리터 닛산 VQ 엔진과 완성도 높은 하체로 한 차원 높은 성능을 과시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던 SM7은 고성능 중형 세단에 목말라왔던 국내 소비자들에게 오랜 가뭄 뒤의 단비와 같은 존재였습니다.
비록 일본에서 한철 지난 모델인데다 현지에서는 그리 큰 인기를 끌지도 못했던(티아나) 모델을 그대로 들여와 턱과 엉덩이를 늘이 빼서 준대형 사이즈를 억지로 맞췄습니다만, 기본기가 탄탄한데다 당시 국산 중형, 준대형 세단과 확실한 격차를 보일만큼 우수한 성능을 갖춘 SM7에 국내 소비자들은 환호했습니다. 각종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SM7과 관련된 각종 무용담들이 앞다퉈 올라왔고 '흡배기, ECU 정도만 해도 어지간한 스포츠카를 능가하는 성능이다.', '순정 상태로도 OO를 딴적(자동차 커뮤니티에서 일반 도로에서 상대편 차량을 앞지를 경우 '딴다'라는 표현을 흔히 사용합니다.) 있다' 등의 확인 불가능한 내용들이 수없이 올라와 뜨거운 논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국산 준대형 모델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룬 반면 2004년 출시된 SM7을 원형 그대로 2011년까지 질질 끌고온 탓에 SM7의 위상은 '최고 성능의 준대형 세단'에서 '한물간 그저그런 준대형 세단'으로 평가절하 되었습니다. 이런 와중에서 르노가 7년만의 풀체인지를 선언하며 SM7 신모델을 출시하였으니, 과거 SM7의 영광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신모델에 대한 기대치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사족은 이쯤에서 접고, 시승기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시승 모델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2.5리터 모델입니다. SM7은 7년만의 풀체인지 되었으며 앞서 출시된 기아차 K7과 GM 알페온, 현대차 그랜저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게 됩니다.
르노삼성차 SM7 풀모델 체인지 2세대 모델은 32개월 동안 4000여억원을 투자하여 개발되었으며, ‘유러피안 프레스티지’ 컨셉트를 표방합니다. 준대형 소비자들이 중요시하는 편안함을 구현하기 위해 넓은 실내공간, 프리미엄 웰빙사양, 정숙성과 승차감 등에 중점을 두고 개발됐습니다.
올뉴 SM7에 탑재되는 엔진은 닛산 3세대 VQ엔진입니다. 최근 4세대 VQ 엔진이 닛산 최신 모델에 탑재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3세대 VQ 엔진 적용은 그리 탐탁치 않은 부분입니다만, 3세대 VQ 엔진 역시 성능, 내구성 등 세계 시장에서 호평을 받아왔기 때문에 엔진 사양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습니다.
SM7은 V6기통 3.5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과 V6기통 2.5리터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모델로 나뉩니다. 3.5모델은 기존 모델 대비(217마력, 32kg.m, 공인연비 9km/l) 20% 가량 출력이 높아진 258마력, 33.7kg.m 토크를 발휘하며 연비는 9.6km/l로 소폭 향상되었습니다. 판매 가격은 SE35 모델이 3440만원, LE35 모델이 3680만원, RE35 모델이 3910만원입니다.
V6 2.5 모델은 기존 모델 대비(170마력, 23kg.m, 공인연비 9.8km/l)에 비해 15% 가량 출력이 높아진 190마력, 24.8kg.m 토크를 발휘하며 연비는 11km/l 연비로 높아졌습니다. 판매 가격은 SE 모델이 3050만원, LE 모델이 3200만원, RE 모델이 3500만원입니다. 시승차는 2.5리터 모델 가운데 최상위 트림인 RE 모델입니다. 3.5 모델과 달리 2.5 모델은 모델명에 배기량을 뜻하는 25를 넣지 않았는데요, 하위 라인업 오너를 위한 배려입니다.(SM 시리즈는 유난히 엠블럼 튠을 많이 하는 모델로도 유명했죠)
새로운 SM7은 기존 티아나 플랫폼에서 르노 D 플랫폼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르노 D 플랫폼은 라구나, 메간 등에 적용된바 있는 글로벌 플랫폼입니다. 앞서 출시된 르노 삼성의 SM5 역시 르노 D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티아타 플랫폼으로 5, 7시리즈를 나누었던 2세대 SM 시리즈와 같습니다만, 휠베이스를 늘려 실내 공간을 확보하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예전처럼 같은 동일한 차대에 앞뒤 범퍼 길이를 늘려 중형, 준대형으로 나누었던 만행을 반복하지 않았다는 점은 일단 다행입니다.
준대형차답게 SM7은 길이 4995mm, 폭 1870mm, 높이 1480mm이며 휠베이스는 2810mm입니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SM5의 경우 길이 4885mm, 폭, 1830mm, 높이 1490mm이고 휠베이스 2760mm이니 두 모델은 같은 플랫폼만 사용했을 뿐 차체 사이즈는 완전히 다릅니다. 물론 길이가 110mm나 길지만 휠베이스는 50mm밖에 차이나지 않기 때문에 동일 플랫폼의 한계가 드러나기는 하지만 적어도 같은 차체를 사용해 놓고 중형과 준대형으로 나누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안심(?)이 되는군요.
SM7이 최고의 적수로 꼽고 있는 현대 그랜저의 경우 길이 4910mm로 SM7보다 약 85mm 짧고 폭은 1860로 10mm 좁으며 높이는 1470mm로 10mm 낮습니다. 반면 휠베이스는 2845mm로 SM7보다 35mm 더 깁니다. 기아 K7과 비교해보면 길이가 30mm 더 길고 폭은 20mm 넓으며 높이는 5mm 높습니다. 반면 휠베이스는 35mm 짧습니다. GM 알패온과 비교해 보면 길이는 1mm 차이로 거의 같고, 폭은 10mm 넓으며 높이는 30mm 낮고 휠베이스는 27mm 짧습니다. 외형 사이즈 면에서는 경쟁 모델을 능가하지만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가장 짧다는 점은 SM7의 베이스인 D 플랫폼의 한계를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반면 르노는 상대적으로 짧은 휠베이스를 극복하기 위해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한 설계가 적용되어 있으며 2열 시트의 경우 기존 모델 대비 70mm 더 긴 레그룸을 확보하고 있으며 경쟁 모델에 비해서도 충분한 실내 공간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는 입장입니다. 어찌되었든 외형 수치를 보면 중형 플랫폼으로 준대형 모델을 뽑아내기 위해 무리수를 두었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시승 모델에는 2.5리터 V형 6기통 가솔린 VQ 엔진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최고 190마력, 최대 24.8kg.m 토크를 발휘하는 엔진으로 자연 흡기 방식으로는 준수한 성능에 해당합니다. 하지만 주행 성능은 제원에서 기대되는 정도를 다소 밑도는 느낌입니다. 초기 응답력도 그리 빠르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며 가속력 역시 그리 인상적이지 못합니다. 퀵다운시 반응도 밋밋하고 150km/h 이후부터는 속도 상승 곡선이 크게 둔화되며 200km/h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할 정도로 수치 대비 체감 성능은 떨어집니다. 엔진 출력보다는 이를 받아내는 변속기와의 부조화로 인해 출력 손실이 많이 발생합니다.
뉴 SM7에는 6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됩니다. 전반적으로 무난한 동작을 보입니다만, 후진 기어를 넣으면 꽤 거슬리는 변속 충격이 발생하며 6000rpm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변속을 진행하기 때문에 수동 모드에서의 운전의 재미는 떨어집니다. 시종일관 부드러운 변속으로 밋밋한 가속감을 느끼게 하는데요,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반응이 약간 날카로워지지만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습니다.
보다 능동적인 운전을 원하는 오너를 위해 스포츠 버튼을 마련했습니다. 스포츠 버튼을 누르면 변속 타이밍이 변화하여 보다 적극적인 주행이 가능합니다.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처럼 엔진 변속 타이밍과 함께 서스펜션 답력도 변경되면 좋겠지만, 엔진 회전수에 따른 변속 타이밍 조정만 이루어집니다. 물론 우수한 주행 성능보다 변속 충격 없는 부드러운 주행에 촛점이 맞춰젼 CVT 변속기가 스포츠 모드의 묘미를 충분히 살리지 못하기 때문에 성능 향상 폭을 크게 느낄 수는 없습니다. 반면 엔진 출력에 여유가 있고 6단 자동 변속기가 탑재되는 3.5리터 모델에서는 스포츠 모드 버튼이 꽤 유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륜은 맥퍼슨 스트럿 방식이 사용되었고 후륜은 멀티링크 방식이 사용되어 있습니다. SM7에서 가장 말이 많을만한 부분이 바로 하체 부분입니다. 부드럽고 편한 승차감에 역점을 두었다는 표현에서 예측할 수 있듯이 SM7의 하체는 한마디로 물렁물렁합니다. 총 16개의 센서와 각종 펌프, 유압 파이프 등으로 가변 압력 조절을 해주는 메르세데스의 ABC 시스템과 같은 고가의 장비가 적용되지 않은 이상 승차감을 우선시한 무른 하체가 능동적인 거동까지 보일 수는 없습니다.
차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에 '부드러운 답력을 특징으로 한 하체'라는 것을 알아챌 수 있을만큼 SM7의 하체는 승차감 위주의 셋팅입니다. 때문에 고속 주행시 안정감을 비롯하여 코너링시 강하게 나타나는 언더스티어 현상, 급차선 변경시 단단하게 차체를 추스리지 못하고 허둥대는 모습을 그대로 노출합니다. 특히 200km/h 정도의 초고속에서는 지면 밀착감이 충분치 않아 불안한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한마디로 하체 성능면에서는 구형 SM7에 비해 퇴보했습니다. 물론 일부 시승기의 평가처럼 '멀미를 하게 만들 정도'로 형편 없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차량을 이용하는 환경과는 180도 다른 시승 운행 환경이다보니 운전자가 아닌 동승자는 승차감 위주의 물렁한 하체로 인해 과도한 롤링, 피칭 등을 느낄 수 있고 '멀미가 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적인 용도로 차량을 이용할 경우 '승차감이 좋고 부드럽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제목처럼 전문가들과 일반 소비자들의 평가가 크게 갈릴 것이라고 보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차량의 성능을 극한까지 평가하는 전문가 입장에서 SM7의 하체는 최근 트랜드로 볼 때 '이해가 되지 않는 셋팅'에 해당합니다. '엔진 동력 성능은 물론 능동적인 주행 성능을 위한 서스펜션 셋팅에 주력하고 있는 시점에서 '온전히 승차감 위주의 무른 셋팅'을 들고 쟁쟁한 경쟁 모델들과 겨루겠니, 제정신인가?'라고 생각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일반 소비자들 입장은 다릅니다. 시승 환경처럼 차량을 극한까지 몰고갈 일도 없거니와 비싼 돈을 주고 산 자신의 차량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싶어 급가속, 급제동도 가급적 삼가하는 오너들에게 시종일관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을 느끼게 해주는 SM7은 '도심에서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준대형 세단'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전문가 그룹의 눈높이가 크게 높아진 탓에, 뉴 SM7의 하체가 '몹쓸 셋팅'처럼 되어버렸습니다만, 과거 '물침대'를 연상시켰던 국산, 미산 세단에 비하면 '실용 영역에서의 지지 능력'은 무난합니다.
정숙성은 국산 모델 가운데 단연 최상급에 해당합니다. 공회전시 소음 발생 정도는 GM 알페온에 비해 약간 떨어집니다만, 일반 주행시 실내 유입되는 소음 정도나 주변 소음 차단력은 상당히 인상적입니다. 부드러운 하체 셋팅 덕분에(단순히 하체가 무르다고 승차감이 좋은건 아닙니다.) 노면의 진동도 크게 감소하여 운전자로 하여금 진동 없이 편안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전체 세그먼트를 놓고 보면 SM7은 중형에 더 가까운 라인업입니다만, 르노 삼성에서는 플래그쉽 모델에 해당하는 만큼 젊고 능동적인 젊은층 보다는 중장년층의 고급 소비자 취향에 맞는 특성이 차량 이미지에 더 부합됩니다. 결론적으로 승차감 위주로 무른 특성을 보여주는 SM7의 하체는 평가자에 따라 최악일 수도 있고 편안함을 위한 최선이 될 수도 있습니다.
SM7 2.5 모델의 공인 연비는 11km로 명시되어 있는데요, 시승 기간동안 시외와 시내를 7:3 비율로 약 1000km 정도의 거리를 주행하였고 연비 주행을 특별히 하지 않았으며 약 3번의 정지 - 100km/h 도달 테스트, 약 3회의 최고속 테스트 등을 진행하였습니다. 고속도로 주행시 탄력 주행 없이 일상적으로 가속과 감속을 반복하였습니다. 결과 트립 컴퓨터 상에 표시되는 평균 연비는 9.2km를 가리켰으며 연료 소비량은 108.2 리터 정도를 표시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연비는 이보다 낮았습니다. 특히 연료 소모량이 트립컴퓨터 표시보다 실제가 더 높았습니다. 연료를 가득 채운 다음 주행을 시작하였고 약 56리터 정도의 가솔린을 소비했다고 표시한 시점에서 다시 가득 주유를 한 결과 약 63리터의 가솔린이 주유되었습니다. 트립 컴퓨터 표시와 약 7리터 정도의 차이를 보였습니다. 따라서 평균 연비 역시 9.2km/l가 아닌 8km/h 내외로 계산됩니다.
제동 성능은 무난합니다. 급제동시 초반에 다소 밀린다는 느김을 받게 합니다만 중반에서 제동력이 크게 증가하여 차체를 안정감 있게 제어합니다. 날카로운 맛은 없지만 불안감을 느끼게 하지는적당한 답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시승차에는 18인치 알루미늄 휠이 장착되어 있으며 타이어 제원은 전륜 후륜 모두 224/45/R18을 사용합니다.
이제 뉴 SM7의 외형 디자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SM7의 디자인은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뉩니다. 그런대로 고급스럽지만 포인트가 분명치 않다는 의견과 디테일이 과도해지는 국산 준대형 모델에 비해 차분하면서 세련된 이미지를 잘 표현하고 있다는 의견으로 양분됩니다.
일단 가장 염려했던 부분인 SM5와의 연계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는 대환영입니다. 가까이 접근하지 않으면 SM5인지, SM7인지를 도통 분간할 수 없었던 2세대 모델과는 달리 3세대 SM7은 멀리서도 SM5와 확연히 구분될만큼 독자적인 디자인을 갖추었습니다. 동일 플랫폼이라지만 전체 사이즈가 커졌기 때문에 준대형 모델다운 당당함이 확실하게 느껴집니다.
전면부는 크롬 코팅의 싱글 프레임 라이에이터 그릴로 과감하면서 명확한 인상을 만들기 위해 애썼습니다. 싱글 프레임은 아우디의 패밀리룩의 대표적 상징물입니다만, SM7의 싱글 프레임은 아우디에 비해 더 크고 넓습니다. 그릴 상단 부분의 크롬바를 두껍게 하여 중심을 잡았고 넓은 그릴 중앙 부분은 상하 3-2 구성의 크롬 라인으로 장식하였습니다. 르노삼성 로고는 상단 그릴 중앙 부분에 넣었습니다.
SM7의 헤드 램프는 큰 차체에 비해 다소 작다는 느낌을 줍니다. 최근 출시되는 신차들은 보다 과감하고 명확한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해드 램프 사이즈를 측면 펜다 절반 이상(펜다 끝까지 파고들 정도로 과도한 사이즈의 헤드 램프도 있습니다.)을 차지할 정도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임을 감안하면 트랜드를 역행하는 디자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점점 거대해 지는 헤드 램프를 개성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다소 촌스럽고 과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따라서 SM7의 절제된 사이즈의 헤드 램프 역시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것입니다. 눈에 작다고 사물을 보는데 어려움이 없듯, 헤드 램프 사이즈가 작다고 해서 제 기능을 못하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제논 램프가 탑재되어 있으며 스티어링휠과 연동하여 좌우로 각도를 틀어 최적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엔진 후드는 SM5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단단한 느낌을 주는 엣지 없이 부드러운 라운딩 각으로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이 역시 최근 출시된 경쟁 모델들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입니다. 안개등은 프론트 범퍼 좌우측 하단에 일체 타입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안개등 옆에 주간등을 넣었습니다.
측면부의 모습입니다. 루프에서 트렁크까지 자연스러운 곡선을 이루는 쿠페룩 역시 최근 자동차 디자인의 트랜드라 할 수 있습니다.
차체 길이는 경쟁 모델 대비 가장 길지만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의 길이를 의미하는 휠베이스가 가장 짧은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최근 출시된 경쟁 모델에 비해 오버행(앞범퍼와 앞바퀴축 간의 거리)이 눈에 띄게 길다는 점을 발견하실 수 있는데요, 마치 한 세대 이전 모델을 보는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이는 하위 모델인 SM5에서도 비슷하게 발견되는 부분입니다. 일반적으로 오버행이 짧을수록 휠베이스가 넓어지기 때문에 실내 공간 확보에 유리합니다. 또 차체 하중을 넓게 지지하기 때문에 주행 안정성, 코너링 등이 향상됩니다. SM7의 오버행을 경쟁 모델에 비해 길게 설계한 것은 중형 플랫폼으로 준대형 모델을 만들기 위한 궁여지책이라 볼 수 있습니다.
후면부 디자인입니다. 호불호가 갈리는 전면부에 비해 후면부는 대체로 고급차의 이미지를 잘 표현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룹니다. 특정 모델을 언급하면서 유사성을 지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준대형 모델로서 무게감과 세련미를 적절하게 잘 잡아냈다고 보여집니다.
헤드 램프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테일램프입니다. 트렁크 상단의 크롬 라인이 테일램프 상단까지 확장되어 있으며 LED 램프를 적절히 사용하여 과하지 않은 차분함을 연출하였습니다.
트윈 구성의 듀얼 머플러 팁도 SM7의 후면부를 보다 고급스럽게 만들어줍니다. 흔한 듀얼 머플러를 적용하지 않고 최근 유럽의 고성능 모델들에 적용되는 사각 트윈 듀얼 머플러를 넣은 점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환영받을만 부분입니다.
2.5리터 상위 모델에 적용된 18인치 휠입니다. 5개의 역동적인 V 스포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스포크가 램까지 확장되어 있어 19인치에 준하는 시각적인 효과를 줍니다. SM7의 새로운 휠 역시 다수에게 호감을 주는 디자인에 해당합니다.
쿠페의 역동적인 곡선이 엿보이는 D 필러입니다.
방향 지시등을 포함하고 있는 사이드 미러의 모습입니다.
개인적으로 SM7이 가장 멋없다고 느껴지는 각도입니다. 차체에 비해 다소 작아 보이는 헤드 램프와 특징 없는 측면부, 밋밋한 엔진 후드 등에서 별다른 감흥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작은 눈에 주걱턱을 지닌 남성을 보는 느낌이랄까요?
반면 위의 사진은 SM7이 제일 멋있다고 느껴지는 각도입니다. 정갈하면서 적당한 포인트로 멋을 낸 젊은 신사를 보는 느낌입니다.
외형 디자인을 대충 살펴보았으니 내부 인테리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SM7의 내부는 기본적으로 르노의 패밀리룩을 따르고 있습니다. 다양한 옵션들과 보다 고급스러운 세부 기능들이 추가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SM5의 구성을 따르고 있습니다. 계기판은 AV 모니터와 일체 타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센터페시아 패널의 중심을 운전자 쪽으로 아주 살짝 틀어 놓았습니다.
데시보드의 모습입니다. 스태치 마감의 가죽처럼 보입니다만 가죽이 아닌 우레탄 마감입니다. 천연 가죽을 사용하여 차별성을 도모하였다면 좋았겠습니다만, 3000만원대 모델에서는 무리일 수 있겠죠. 보다 저렴한 소재를 잘 활용한 좋은 예입니다.
실내 마감재는 가격 대비 적당한 수준입니다.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들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가격대에 못미친다는 느낌도 주지 않습니다.
스티어링휠의 모습입니다. 3포크 타입으로 르노 모델의 공통 디자인입니다. 크루즈 콘트롤 기능 조작을 할 수 있는 버튼을 좌우에 넣었으며, 오른쪽 안쪽에는 르노삼성차의 특징인 인포테인먼트 조작 레버를 배치하였습니다.
부드러운 승차감에 맞게 스티어링휠 역시 편안하고 부드럽게 셋팅되어 있습니다. 예리한 맛은 없지만 가볍게 조작되는 스티어링의 반응에 따라 차량이 무리 없이 따라줍니다. 가벼운 조작감은 고속 주행 또는 스포츠 주행시 안정감을 크게 떨어뜨립니다만, 시내에서 편안한 운전에는 도움이 됩니다. 그립감은 두툼하지도 그렇다고 얇지도 않은 적당한 수준입니다. 틸트, 텔레스코픽은 수동 방식인데요, 차량의 고급스러운 이미지와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특히 좌우의 리모트 버튼부의 공간 활용도는 꽝입니다. 이곳에 오디오, 크루즈 콘트롤 조작 버튼을 모두 넣을 수 있는데, 르노는 크루즈 콘트롤 일부 기능만 넣어 공간을 낭비하고 있습니다.
계기판은 두 개의 원과 중앙의 컬러 LCD 정보창으로 깔끔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정보 검색이 용이하고 차량 이미지에 맞는 무난한 구성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속도계, RPM 게이지의 원형림에 화이트 LED가 점등되기 때문에 보는 사람에 따라 감각적이라고 느낄 수도 있고 시선이 분산된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황당한 것은 크루즈 콘트롤 ON/OFF 버튼이 기어 박스 우측 상단에 들어가 있다는 점입니다. 스티어링휠 스포크 한쪽에 몰아 넣을 수 있는 기능을 무슨 생각으로 양쪽에 나누어 놓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가장 개연성 있어 보이는 추리는 '보다 다양한 버튼 배치로 최신 기능을 만재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인데요, 이 부분을 디자인한 디자이너의 엉덩이를 걷어차 주고 싶은 심정입니다.
황소뿔 모양의 쉬프트 패들이 존재감을 뽐내는군요. 최근 중형 세단 이상에 폭넓게 적용되는 옵션이라 특이할 것은 없습니다만, 패들의 크기, 디자인, 위치 등에서 타 모델과 차이를 보입니다. 우선 과도한 사이즈로 제작된 패들이 전체 디자인과 겉도는 느낌을 주며 디자인도 그리 고급스럽거나 세련된 느낌을 주지 않습니다.
특히 쉬프트 패들이 스티어링휠과 일체 타입이 아닌, 고정 방식이라 코너링시 쉬프트 패들을 사용하기게 애매합니다. SM7처럼 고정 타입의 쉬프트 패들을 갖춘 모델들도 몇 종 있습니다만, 대부분 조작부가 좀 더 길거나 넓은 활모양을 하고 있어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때에도 패들 사용에 큰 어려움이 없습니다만, SM7의 쉬프트 패들은 조작 패들이 위쪽으로만 뻣어 있어 가용 각도를 벗어나면 조작이 어려운 형태입니다. 2.5리터 모델의 경우 수동 모드가 그리 신통치 않기 때문에 사용할 일이 거의 없어보입니다만, 출력이 높은 3.5리터 모델의 경우 걸리적거리면서 쓰기 불편한 쉬프트 패들에 대한 불만이 많이 재기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장치를 뉴 SM7에서는 보지 않았으면 했습니다만,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군요. 스티어링휠 좌우 버튼 구성으로도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기능을 별도로 배치한 이유도 이해하기 어렵거니와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넣어 사용 편의성도 크게 떨어집니다. 이런 구조는 푸조도 즐겨 사용하는데요, 버튼 위치를 완전히 숙지하기 전까지는 꽤 힘듭니다.
센터페시아 중앙 패널부의 모습입니다. 최신 경향에 맞게 모니터, 통풍구, 오디오, 에어컨디셔너 패널의 수순을 따르고 있습니다. 모니터는 터치 스크린 방식인데다 위치도 적당합니다만, 일체감 없이 따로 노는듯한 마감은 불만입니다. 원래 차량 설계시 제작된 부분이 아닌, 에프터마켓용 제품을 장착한 티가 많이 납니다. 모니터가 오른쪽으로 치우쳐 있는데다 여유 공간을 덮고 있는 베젤부의 재질감도 맞지 않고 마감도 고급스럽지 않습니다.
당장 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는 마감에 네비게이션 맵도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아이나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차량 정보에 둔감한 소비자들은 '원래 이런가 보다'라는 생각으로 이 부분을 쉽게 넘길 수 있습니다만, 프리미엄 세단을 지향하는 르노 삼성의 플래그쉽 모델에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입니다. 르노는 800X480 해상도 디스플레이에 아이나비와 공동 개발한 네비게이션임을 강조합니다만, 시중에서 30-40만원 정도면 이정도 스펙의 네비게이션은 얼마든지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순정처럼 빌트인 작업이 되어 있다는 점 외에는 큰 장점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외부 출력으로 네비게이션의 각 기능을 차량 스피커로 출력하는 정도의 연동만 되어 있을뿐 차량의 트립 컴퓨터 정보나 차량의 세부적인 기능 표시 등 적극적인 기능 구현은 되어 있지 않습니다.
2004년 2세대 모델부터 사용해온 스마트키도 그대로군요. 이런건 한결같지 않아도 되는데 말이죠. 2004년 당시에도 넓찍한 면적에 몇 개의 버튼이 덩그라니 배치된 르노의 스마트키 디자인은 속된말로 '없어 보였'으니 2011년 현 시점에서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자동차의 시동키는 소유주에게 자부심을 안겨주는 가장 핵심적인 소품입니다. SM7급의 고급 준중형 모델이라면 시동키의 디자인이나 고급스러움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합니다.
시동키의 위치도 특이합니다. 일반적으로 키를 꼽는 부분에 배치하거나 일부 브랜드의 경우 기어 박스 옆쪽에 넣기도 합니다만, 공조기 아래에 시동키를 배치한건 르노가 처음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익숙해지면 문제될 것은 없습니다.
시동키 옆에는 2가지 모드의 플라즈마 이오나이저 SPi와 퍼퓸 디퓨저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플라즈마 이오나이저는 차내의 바이러스, 곰팡이 등을 제거하여 실내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해 주는 기능을 하며 퍼퓸 디퓨저는 프랑스 명품 향수 브랜드인 로베르떼의 향수 카트리지를 넣어 3단계로 향을 조절할 수 있게 해주는 기능입니다. 뭐.. 말이 퍼퓸이지 그냥 고급 방향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여튼 탑승자를 배려한 감각적인 옵션입니다.
SM7에는 SM5와 마찬가지로 보스 오디오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보스는 오디오 업계에서 탄탄한 명성을 갖고 있는 브랜드이죠. 보스는 적은 출력에도 맑은 음질과 베이스를 최대한 뽑아낼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부문 모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는데, 간단히 예를 들면 보스 오디오 시스템은 아마존 인디언들이 긴 대롱에 독침을 넣어 쏘는 방법과 유사한 원리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대롱이 없이 입김을 불면 촛불을 끌 수 있을 정도 밖에 힘이 나지 않지만, 긴대롱을 통과하면 힘이 한곳으로 모아져 독침을 멀리까지 날릴 수 있습니다.
보스측에 따르면, 소리도 마찬가지로 내부에 음이 손실되지 않고 작은 공간을 지나가게 만들고, 여기에 출력을 증폭시키는 알고리즘을 더해 명료하고 강한 베이스를 뽑아낸다고 하는군요. 물론 이는 보스의 하이엔드급 오디오에 해당하는 설명일테고, 자동차에 탑재되는 유닛이나 스피커 유닛은 그리 고급 사양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유명 브랜드의 오디오셋을 적용했다지만 그리 신통치 않은 성능을 내는 경우도 이때문입니다.
SM7에 탑재된 보스 오디오 역시 가정용 고급 오디오의 품질에는 미치지 못합니다만, 마니아층이 아닌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하기에는 부족함 없는 성능을 제공하며 정숙한 실내 공간의 장점을 잘 활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오디오 조작 패널부와 에어컨디셔너 패널부입니다. 작은 버튼들이 다이얼을 두르고 있는 형태로 사용감이 그리 좋지 못합니다. 구성도 준대형 고급 세단으로는 다소 부족해 보입니다. 패널 아래쪽에는 스마트키를 꼽을 수 있는 홈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키를 홈에 꼽으면 차내 전원이 켜지면서 전자 장치 사용이 가능합니다.
에어컨디셔너 패널 아래 부분에는 재떨이와 시거잭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커버로 덮어 놓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기어박스 부분은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첨단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많은 버튼을 배치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크루즈 콘트롤 ON/OFF 버튼을 이 부분이 끌어 내린 것이 일례입니다. 단순한 형태의 기어 레버와 모니터 기능 설정 버튼, 스포트 버튼, 파킹 브레이크 버튼 등이 밀집되어 있습니다.
네비게이션 조작용 버튼입니다. 조그 다이얼과 함께 9개의 버튼으로 세부 기능을 조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QM5에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버튼으로 네비게이션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모니터에 터치 기능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의존도는 높지 않습니다.
파킹 브레이크는 전자식입니다.
파킹 브레이크는 전자식입니다.
암레스트부의 모습입니다. 가죽 마감재로 덮여져 있습니다.
내부의 수납 공간입니다. 암레스트 크기에 비해 수납 공간은 좁습니다.
수납함 내부에는 동전홀더와 전원 아웃 단자, AUX 단자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글로브 박스 안쪽의 모습입니다. 수납함은 적당한 크기입니다.
계기판 조명 조절 다이얼, 파킹 센서 버튼 밑에 작은 수납함이 하나 더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넣을만큼의 공간은 못되고 동전이나 열쇠같은 작은 소지품을 넣기 적당합니다.
자동 눈부심 방지 기능의 룸미러와 실내 등 조작 버튼부, 선루프 조작 다이얼부의 모습입니다. 깔끔한 구성을 보여줍니다.
선루프는 폴크스바겐 모델처럼 다이얼로 틸팅 조작 및 열고 닫습니다. 운전중에도 선루프 조작을 쉽게 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파노라마 선루프입니다. 가로 지지대가 두꺼워 아주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하지는 않습니다. 특히 1열 선루프가 좁습니다. 선루프 차단막은 수동 방식입니다. 1열의 경우 운전자가 열고 닫는데 문제가 없습니다만, 2열 선루프 차단막은 2열 탑승자가 없을 경우 운전중에 열고 닫을 수 없어 불편합니다. 전동식이 아닌 수동 방식의 차단막은 차량의 고급스러움을 저해하는 부분입니다.
도어 안쪽의 마감은 기본적으로 SM5 시리즈와 비슷합니다. 도어 트림을 실버 컬러로 마감하였고 윈도우 조작 버튼부를 포함한 암레스트부는 가죽으로 마감하였습니다.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깔끔한 구성입니다.
1열 시트의 가죽 질감이나 쿠션은 적당한 수준입니다만 착석시 편안한 자세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시트가 앞쪽으로 다소 들려 있는 형태라 약간 엉거주춤한 자세를 잡게 되며 등받이에 등을 밀착할 경우 정면에서 약 2-3도 정도 왼쪽으로 자세가 틀어진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특별히 불편한 부분을 꼬집기는 어렵지만 왠지 모를 어색한 느낌이 든다는 점에서 차후 수정이 필요할듯 싶습니다. 그 외의 부분에서는 별다른 불만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SM7 운전석 시트에는 열선 기능에 더해 안마 시트 기능이 추가되어 있습니다. 사진에 보시면 등받이 쪽에 안마 기능이 들어가 있으며 위치, 세기 등 세부 기능을 조절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안마 기능은 그리 신통치 않습니다만, 장시간 운전시 졸음을 쫒는데는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시트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항공기 의자 스타일의 헤드레스트입니다. 좌우를 머리에 맞춰 조이거나 펼 수 있어 편리합니다. 특히 자동차 시트를 뒤로 젖히고 몸을 눕힐 경우 헤드레스트의 어정쩡한 위치 때문에 머리 부분이 불편한 경우가 많은데요, SM7의 헤드레스트는 이 경우에도 편한 자세를 잡을 수 있도록 해줍니다.
조수석 등받이 왼쪽 측면에 시트 위치,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버튼을 배치하여 2열 탑승자를 배려하였습니다.
준대형 세단답게 2열 시트 구성도 좋습니다. 동급 모델에 비해 휠베이스는 짧지만 2열 시트 공간은 오히려 더 넓다는게 르노측의 주장인데요, 실제 2열 시트에 앉아보면 충분한 레그룸과 헤드룸을 갖추고 있으며 등받이, 시트 위치 등을 조작할 수 있어 장시간 착석시 불편감을 최소화하였습니다. 2열 시트의 헤드레스트 역시 항공기 좌석 스타일입니다.
2열 시트의 암레스트입니다.
작은 수납함과 몇 시트 등받이 각도, 위치, 오디오 볼륨, 소스, 열선 기능 등을 조작할 수 있습니다. 이왕이면 작은 LCD를 넣어 각 기능 조작을 좀 더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면 좋았을 것 같군요.
트렁크는 준대형 세단답게 넓고 깊습니다. 490리터에 해당하는 짐을 실을 수 있습니다. 사진상으로 왼쪽 내부에 돌출부가 있습니다만, 트렁크 활용도에 문제는 없습니다.
바닥을 들면 타이어 교체용 공구, 여분의 휠볼트, 예비 타이어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여분의 휠볼트를 제공하는 점이 이채롭군요.
총평
솔직히 말하면 신형 SM7의 전반적인 성능은 2세대 모델에 비해 퇴보했습니다. 엔진 출력도 수치는 향상되었지만 운전자가 체감하는 성능은 항상폭이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특히 야무지고 신뢰감 느껴지는 하체를 바탕으로 한 기본기를 포기하고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부드러운 특성의 승차감을 선택한 것을 놓고 여기저기서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시승자가 느끼는 느낌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인상적이지 못한 엔진 출력과 동력 손실이 큰 변속기 매칭, 단단함과는 거리가 먼 서스펜션 등 뉴 SM7은 최근 출시된 준대형 세단들과 비교해 보면 확실히 불만스러운 면을 많이 보입니다. 더구나 선대 모델이 준대형 세단의 장점을 골고루 갖춘 수작이었다는 점에서 불만의 목소리는 더욱 고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승자는 뉴 SM7의 판매 전선에는 큰 이상이 없을 것이라 봅니다. 가격적인 이점이 적은 3.5리터 모델은 몰라도 3000만원 초반대의 가격 조건을 갖추고 있는 2.5리터 모델은 국내 시장에서 어느 정도 판매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근 출시되는 신모델들을 보면 어린 시절 '종합 상자'를 보는듯한 느낌이 강한데요, 특정 부분의 개성을 살려 메이커의 분명한 컬러를 갖추기 보다는 외형과 성능 부분 모두를 놓치지 않기 위해 애쓰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유럽차는 하체가 단단하다, 일본차는 정숙하다, 미국차, 국산차는 하체가 물렁하다 등등의 선입견이 점차 사라지고 대부분의 매이커들이 중립적 성향으로 모이고 있는듯 합니다. 사실 시승기를 쓰면서 '하체가 단단하지만 유럽차의 수준까지는 아니다', '정숙하지만 일본 럭셔리 브랜드만큼은 아니다' 등의 표현을 간혹 씁니다만, 어떨 때에는 그 기준이 상당히 모호할 때가 많습니다. 뭔가 기준될만한 대상이 있어야 하고 그동안 통념적으로 인식되어져 온 내용을 전면에 내세워 사실을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보시는게 맞습니다.
제조 공정, 디지털/기계화된 설계, 제조 과정, 경쟁 모델에 대한 철저한 벤치마킹, 기술 평준화 등이 빠르게 진행되는 현 시점에서 각 메이커의 성능 격차나 주행감 차이를 명확하게 잡아내는 것은 예전처럼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솔직히 시승기를 통해 '이 차는 좋지 않습니다'라고 명확한 판단을 내렸다해도 일상적으로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차는 아주 훌륭합니다'라고 평가했다 해도 차에 오를 때마다 '명차'를 타는 듯한 만족감은 없습니다. 약간의 차이, 시승자의 호불호, 시대적인 필요성 등이 작용하여 '좋고 나쁨'을 판단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시승자가 SM7 2.5리터 모델의 매출을 낙관하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단순히 시승기를 작성하는 사람이 기계적으로 접하는 주행 환경 및 축적된 사전 지식과 일상적으로 자동차를 이용하는 일반 유저들 사이에는 엄청난 갭이 존재합니다. 언더스티어, 오버스티어와 같은 간단한 용어조차 숙지 하지 못하고 있는 일반 사용자들은 차량 구입시 '어디에서 출시한 차인가?', '디자인은 어떤가?', '주행시 승차감은 좋은가?', '서비스 조건은 어떤가?', '연비는 어느 정도인가?' 정도에서 그칩니다. 특히 SM7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주로 3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 사이의 중장년층이 주를 이루며 차량 특성상 패밀리카 용도로 구입을 염두해 둡니다. 이들은 제로백 수치가 얼마인지, 급코너에서 하체가 얼마나 받쳐주는지, 200km/h 이상에서 안정감은 어떤지, 슬라럼 코너를 얼마나 훌륭하게 빠져나가는지, 변속기의 최대 변속 타이밍은 얼마인지 등과 같은 자극적이고 다분히 수치적인 정보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약 3일간 1000km의 거리를 운행해본 결과 시승자는 뉴 SM7이 도시에서 패밀리카로 이용하기에 적당한 특성을 잘 갖춘 준대형 세단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트랜드를 민감하게 반영하지는 못했지만 중장년층에게 보다 편안하게 다가갈만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고 기존 모델에 비해 하체 셋팅 및 밸런스 부분에서 부족함을 드러내는 대신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의 승차감이 이를 어느 정도 보상합니다. SM7의 무른 승차감을 두고 멀미할 것 같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시승기 작성을 위해 격한 주행을 하게 될 경우 무른 하체로 충분히 멀미할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 오너들은 시승기 상황의 주행 환경을 거의 경험하지 않습니다. 보다 강력한 출력의 엔진을 탑재한 3.5리터 모델이라면 모를까, 시종일관 밋밋한 출력으로 과도한 운전에 적합치 않은 2.5 모델의 경우 SM7의 무른 하체 셋팅이 실제 사용 환경에서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지는 않을듯 합니다. 오히려 조용하고 승차감이 부드러워 마음에 든다는 사람들이 더 많지 않을까 싶군요.
전문가 입장에서 볼 때 뉴SM7은 실망스러운 부분을 많이 노출하고 있으며 기존 모델에 비해 퇴보했다고 할 수 있을만큼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여러 군데 눈에 띕니다. 하지만 SM7의 가망 고객층의 시선에서 본다면 평가는 달라집니다. 너무 많은 장점을 버무려내기 위해 각 모델의 독특한 컬러가 모호한 현상황에서 뉴 SM7은 '조용하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준대형 세단'이라는 평가는 소비자들로부터 확실히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모든 부분에서 완성도 높은 상품이 언제나 소비자들로부터 각광을 받지는 않습니다. 시장을 예측하는 일이 힘든 이유입니다.
개선해야 할 부분
평범한 출력의 2.5리터 모델에는 크게 무리가 없어보이지만 250마력대의 3.5리터 모델은 하체 보강이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높은 출력을 적절하게 받아낼만한 강성을 갖추고 있지 못해 운전자에게 불안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황소뿔처럼 생뚱맞은 쉬프트 패들도 좀 더 쓰기 편하고 차량 이미지에 맞는 스타일로 변경되었으면 합니다. 생긴건 람보르기니급인데 실사용시 거의 효용성이 없기 때문에 보고만 있어도 짜증이 나는군요.
AV 모니터의 일체감도 높였으면 합니다. 글로벌 세단이라 각 나라 상황에 맞는 AV 모니터, 네비게이션을 넣기 편하도록 프리 셋팅 구조로 설계된 것은 알겠습니다만, 모니터의 위치나 마감에서 에프터마켓용 제품티가 너무 많이 납니다. 완전한 빌트인 디자인으로 구성하여 차량의 가치를 좀 더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센터페시아 패널 부분의 구성 및 재질감도 그다지 고급스럽지 않습니다. 플래스쉽 모델답게 좀 더 심플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바뀌었으면 합니다.
스마트키 디자인도 좀 바뀌었으면 합니다. 십수년 넘게 넓고 휑한 카드 디자인을 고수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비용적인 문제인거 같은데, 말로만 프리미엄을 외치지 말고 작은 부분에서 차량의 고급스러움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으면 합니다. 시트가 그리 안락하지 않습니다. 안마 기능을 비롯해 편의 장치는 충실합니다만, 착석시 뭔가 어색한듯한 느낌을 주는데다 운전석 시트의 경우 정면을 기준으로 2-3도 정도 왼쪽으로 치우친 느낌을 받게 합니다. 시트 포지션을 좀 더 편안하게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크루즈 콘트롤 버튼을 기어박스 쪽에 넣고 스티어링휠 버튼으로 조정하게 해 놓은 배치도 수정될 필요가 있습니다. 스티어링휠 한쪽에 몰아 놓으면 될 것을 두 군데로 나누어 놓은 이유를 모르겠군요.
어떤 오너들에게 어울릴까?
차량의 성능 지표, 단단한 하체 성능을 바탕으로 한 주행 성능에 민감한 젊은 오너들과는 맞지 않습니다. 자녀를 둔 3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의 가장 또는 여성 오너들에게 적당한 특성을 갖춘 세단입니다. 중형 세단이라면 다양한 편의 장치와 여유있고 편안한 느낌이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뉴 SM7 2.5 모델이 제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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